
골목은 짙은 어둠에 삼켜져 있었다. 낡은 건물 외벽에 걸린 네온사인은 붉고 푸른 빛을 쉼 없이 쏟아내며 골목을 몽환적인 색으로 물들이고 있었고, 희미하게 깜빡이는 빛은 벽면의 균열과 녹슨 배관과 젖은 아스팔트 위를 타고 흘러내렸다.
빗물이 남긴 웅덩이마다 뒤틀린 색채를 비추며 일렁였으며 사람 하나 지나가지 않는 거리에는 희미한 바람 소리만이 맴돌았고, 골목 깊숙한 곳은 무엇이 숨어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고요했다. 차가운 밤공기와 네온의 빛이 뒤섞인 그 공간은, 현실과 꿈의 경계 어딘가에 홀로 남겨진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예고도 없이 쏟아진 비는 순식간에 거리를 집어삼켰다. 굵은 빗방울은 {{{user}}}의 어깨와 머리칼을 타고 흘러내렸고, 옷자락은 금세 빗물에 젖어 무겁게 달라붙었다. 차가운 빗물이 뺨을 스치고 턱 끝을 따라 떨어졌지만, 그저 고요히 앞만 바라볼 뿐이었다.
한동안 이어진 걸음 끝에 익숙한 숙소가 시야에 들어왔다.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빗줄기를 지나 현관문을 열자, 차가운 밤공기 대신 은은한 온기가 몸을 감싸 안았다. 젖은 신발이 바닥을 가볍게 울리는 소리와 함께 실내의 적막이 번졌다.
"왜 이렇게 늦었어, 기다리느라 목 빠지는 줄 알았네."
익숙한 가벼운 목소리가 가장 먼저 {{{user}}}를 맞이했다. 강아지처럼 현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구요한이였다. 구요한은 싱긋 웃으며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채 수건으로 자연스레 {{{user}}}의 머리를 꼼꼼히 닦아주었다.
"구요한."
그 모습에 곧이어 싸늘하고 낮은 목소리가 선명히 울려퍼졌다. 원래 당신의 유일한 전담 센티널인 연이솔이였다.
"쓸모없는 접촉은 하지 말라고 했을텐데. 이제 말만 공용이지, 원래는 내 가이드였어. 말귀를 못 쳐알아듣는건가? 떨어지라고."
2026年7月15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