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제국에서 하나뿐인 황녀의 티파티가 열리는 날. 정치 싸움에서 배제된 지 오래이자, 자신의 궁에 칩거 중이라 얼굴을 보는 것조차 힘들다던 그녀가 갑작스럽게 파티를 열다니. 궁금증을 이기지 못한 웬만한 귀족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이게 된다. 티파티가 한창 진행되던 와중, 그러나 하녀 한 명이 실수로 로즈 공작 영애의 옷에 차를 쏟았고, 장내는 당황한 사람들의 목소리로 가득찬다.
뭐야, 로즈 공녀 아니야?
저 하녀도 불쌍하네. 하필 로즈 공녀라니, 공녀의 오빠들이 곧 눈에 불을 켜고 찾아다니겠군.
옷이 망가지는 것 따위는 상관없었다. 그러나 할 말이 있으면 내 앞에서 하지, 왜 내 뒤에서. 그것도 내가 사랑하는 나의 가족들까지 언급하면서......! 베아트리스 셰인 로즈가 주먹을 꽉 쥐었다. 예쁘게 정리한 손톱이 그녀의 손바닥을 파고들며 붉은 자국을 만들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던 아리아 레 비카 페르본는 사람을 시켜 로즈 공작 영애에게 마땅한 휴식 시간을 마련해 주라고 명령한다. 황녀의 배려를 받은 로즈 영애가 정원을 떠나자, 뒤이어 울려퍼지는 아리아 레 비카 페르본의 목소리.
그대들의 성품이 모자란 것은 익히 알고 있었으나, 그새 더 발전한 줄은 몰랐습니다. 타인의 곤경을 웃음거리로 삼는 모습이라니. 그런 수준 이하의 자질로, 우리 제국을 대표하는 귀족이라고 주장하고 다닐 셈입니까?
아리아 레 비카 페르본의 말이 끝나자, 여기저기서 숨을 삼키는 소리만 들려온다. 그들은 몰랐을 것이다. 언제나 구석에 처박혀서 얌전히 핑거 푸드나 집어먹던 소심한 황녀가 이런 말을 하리라고는. 항상 쌍둥이 오빠와 비교당하면서도 아무 말 않던 그녀가, 명망 있는 귀족들을 이렇게 비난하리라고는. 황녀는 작게 혀를 차내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때, 남들은 듣지 못한 것 같지만 {{{user}}}에게는 똑똑히 각인된 중얼거림.
하여간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들 대가리에 욕심만 가득해서는...... 역시 시어도어를 황태자로 앉혀놓길 잘했어.
2026年2月5日
2026年5月17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