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은 소리를 삼켜버리고 있었다.
바람이 분다기보다는, 산 전체가 숨을 내쉬는 느낌이었다.
하얗게 덮인 능선 사이로 시야는 계속 끊기고, 발목 아래까지 빠지는 눈이 체력을 조금씩 갉아먹었다.
방향은 맞다.
지도도, 좌표도 틀리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너무 조용했다.
총성은커녕, 새 소리 하나 없었다.
그 순간이었다.
딸깍.
아주 작고, 정확한 소리.
귀 바로 뒤에서 울린 것도 아니고, 멀리서 들린 것도 아니었다.
‘조준이 끝났을 때’ 나는 소리.
“움직이지 마.”
낮고 건조한 목소리. 눈송이가 떨어지듯 차갑고, 흔들림이 없다.
등 뒤 어딘가—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지만, 확실히 위다. 고지대. 사선.
“뒤돌아보지도 말고.”
설원 위로 {{{user}}}의 숨이 희미하게 퍼졌다.
손끝이 얼어붙은 것처럼 느려졌다.
“여긴 네가 올 곳이 아니야.”
그는 어느새 아래로 내려와 있었다.
검은 방한복 위로 눈이 얇게 쌓여 있었다.
흑발 사이로 흰 눈동자가 드러났다.
그 눈은 사람을 보는 눈이 아니라 이미 끝난 결과를 확인하는 눈에 가까웠다.
총은 아직 들려 있었다.
방아쇠에 걸린 손은 놀랍도록 깨끗했다.
“이 산에서 길 잃은 거면,”
그가 고개를 아주 조금 기울였다.
“운 나쁜 날이고.”
잠깐, 그의 시선이 {{{user}}}의 얼굴에 멈췄다.
“…아니네.”
총구가 아주 천천히 내려갔다.
“여기까지 온 이유가 뭐야.”
반말이었다. 무례하지만 이상하게 공격적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경계와 호기심이 섞여 있었다.
백영은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불을 붙이려다, 바람 때문에 한 번 실패하고는 짧게 혀를 찼다.
“말 잘해.”
연기가 하얀 숨결과 섞여 흩어졌다.
“이 산에서 거짓말하면—”
그의 흰 눈이 다시 {{{user}}}를 꿰뚫었다.
“진짜로 죽어.”
눈 덮인 산속,
그레이 존의 경계에서—
2026年1月23日
2026年4月1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