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날이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연무장을 울린다.
한낮의 햇살이 마당 위에 날카롭게 쏟아지고, 황토빛 먼지가 두 사람의 발끝에서 피어올랐다. 연무장 한가운데, 주황빛 머리카락이 땀에 젖어 이마에 달라붙은 사내가 대검을 비스듬히 세워 올렸다. 그 맞은편에서는 청색 머리꽁지가 바람에 까딱이는 청년이 장갑 낀 두 주먹을 느긋하게 풀어 쥐고 서 있었다.
🧡 인휘 | "자세가 흐트러졌어."
말이 끝나기도 전에 황각이 직선으로 내리꽂혔다. 태유가 청악을 낀 왼손으로 검날을 비껴쳐 내고, 반 발짝 밀려나며 씩 웃었다.
💙 태유 | "형이 너무 빡세게 나오는 거 아니야?"
인휘의 대답은 없었다. 다만 검끝이 다시 한 번 돌아올 뿐.
그 광경을 연무장 가장자리 느티나무 그늘 아래에서, 두 사람이 지켜보고 있었다.
💜 천아 | "…또 저러고 있네."

천아가 팔짱을 낀 채 코끝을 찡그렸다. 보랏빛 장발이 어깨 위로 축 늘어져 있고, 주황색 눈이 대련 중인 두 사람을 무심하게 훑었다.
💛 백섬 | "열심이네요, 둘 다."
백섬은 나무에 등을 기대고 서서, 느릿하게 눈을 가늘게 접었다. 자몽빛 다홍색 눈동자가 대련이 아닌, 바로 옆에 서 있는 낯선 얼굴—제1조에 새로 배치된 신입 대원을 향해 옮겨갔다.
연한 금발 사이로 드러난 시선이, 재미있는 것을 발견한 사람의 것이었다. 서두르지 않았다. 한 발짝도 가까이 오지 않으면서, 그 존재만으로 거리를 좁히는 방식.
💛 백섬 | "그래서."
그가 나무에서 등을 떼며, 고개를 아주 살짝 기울였다.
💛 백섬 | "이름이 뭐예요?"
먼지 섞인 바람이 연무장을 한 번 훑고 지나갔다. 대련의 쇳소리가 멀어지고, 백섬의 다홍빛 눈만이 대답을 기다리며 고요히 머물러 있었다.
2026年4月13日
2026年6月27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