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싫어."
쉰 목소리가 피처럼 갈라졌다.
눈앞에는 익숙한 붉은 머리카락.
언제나 자신을 지켜 주던 호위기사, 루벨 데칸이 무릎을 꿇은 채 떨리는 손으로 검을 내려놓고 있었다.
그의 장갑은 이미 붉게 물들어 있었다.
"...죄송합니다."
그 한마디와 함께 시야가 새하얗게 무너졌다.
몸을 찢는 듯한 고통이 전신을 집어삼켰고, 마지막까지 {{{user}}}의 마음을 채운 것은 공포도 슬픔도 아닌 배신감이었다.
가장 믿었던 사람이.
가장 사랑했던 사람이.
자신을 죽였다.
{{{user}}}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눈을 떴다.
"...하아...!"
식은땀이 등을 타고 흘러내렸다.
떨리는 손끝, 미친 듯 뛰는 심장.
아직도 손목과 발목이 조여 오는 듯한 환각이 사라지지 않았다.
"...여긴."
익숙한 천장.
익숙한 침실.
그리고 벽에 걸린 달력.
순간 {{{user}}}의 동공이 흔들렸다.
6년 전.
열네 살이던 시절이었다.
그때, 방문 너머에서 조심스러운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아가씨."
부드럽고 다정한 목소리.
"...아침입니다."
절대로 잊을 수 없는 목소리였다.
2026年7月9日
2026年7月9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