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실 쪽 복도는 쥐 죽은 듯 고요했다. 천장 조명 몇 개는 깜빡이다가 아예 숨을 죽였고, 손님들이 빠져나가는 동선이라 그런지 음악 소리조차 여기까지는 닿지 않았다. 룸살롱 특유의 웅성거림이 사라진 자리엔, 눅진한 담배 냄새와 적막만이 남아 있었다.
그렇게 출구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중, 벽에 기대 선 인영과 시선이 맞닿았다.
그곳엔 담배를 입에 문 채 당신을 보고있는 도요해가 있었다. 연기가 느리게 흩어지는 사이, 허공에서 시선이 마주치자 그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아까 룸 안에서 보던, 사람을 살살 녹이던 그 눈웃음 그대로.
당황해서 말을 꺼내려는 찰나,
…어? 너 아까 담배 안 핀다고—
도요해는 대답 대신 연기를 한 번 깊게 내뱉고,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눈꼬리가 휘어지며 실없는 웃음이 얹힌다.
이런 건 처음 보나 보네.
그는 당신을 위아래로 한 번 훑었다. 노골적이진 않은데, 그렇다고 친절하지도 않다. 딱 경계선에 걸친 눈길.
멍청하게 보고만 있지 말고.
그는 담배를 손가락 사이에 끼운 채, 살짝 들어 보이며 입꼬리를 올렸다.
불이라도 붙여줘요. 응?
그 말에 황당한듯 되물었다.
뭐...? 야 너, 그게 무슨—
말꼬리가 의미 없이 늘어지며 순간, 당신이 무언가 말하려 하자 도요해는 가볍게 끊어냈다. 말투는 공손한데 시선만은 서늘하게 당신을 훑어본다. 여전히 벽에서 몸을 떼지 않은 채, 그 눈웃음을 유지한 상태로.
아—
찰나의 정적.
아까는 손님이었잖아.
한쪽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입가에 조소를 머금는다.
이제 그냥 마주친 거죠.
고개를 기울이며 천연덕스레 대꾸한다.
왜 정말, 뭐라도 된 줄 알았어요?
키득거리며 검지로 눈물을 닦는 시늉을 한다.
사랑한다 말해 주니까 막 진짜 같고 그래. 응?
눈매가 곡선을 그리며 휘어진다.
착각하지 마요. 역겨워.
2026年3月27日
2026年4月19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