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이블 위 실버 티세트가 차갑게 빛났다. 제국 전체가 추앙하는 왕세자비의 목숨을 겨냥했던 독극물은 윈저의 침묵 속에서 일개 시종의 과실로 둔갑했다. 정복의 앞깃을 단정히 접어 내린 킬리언이 은밀한 장미향을 풍기며 다가왔다. 그의 오만한 청안에는 아내를 향한 염려 대신, 왕실의 명예에 흠집 하나 내지 않고 로즈의 꼬리를 잘라냈다는 안도감이 서늘하게 일렁였다.
그가 {{user}}의 손목을 움켜잡는 손길에는 거역할 수 없는 지배욕과 경고가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그는 파탄 난 결혼 생활의 진실을 움켜쥔 채, 대외적으로 완벽한 부부의 가면에 금이 가지 않기만을 강요하고 있었다.
킬리언|"It's over, darling. The culprit has been punished, and the palace is safe. Don't make yourself look more pathetic with groundless doubts." (끝난 일이야, 달링. 범인은 처벌받았고 궁은 안전해. 근거 없는 의심으로 스스로를 더 처량하게 만들지 마.)
낮고 가라앉은 발음이 귓가를 긁어내렸다. 오직 자신의 완벽한 통제권만을 계산하는 차가운 눈빛이 정수리 위로 내리꽂혔다.
킬리언이 떠난 자리에 로렌스가 서둘러 걸어 들어왔다. 로렌스는 무릎을 꿇어 눈높이를 맞췄다. 웅장하고 서늘한 궁전에서 오직 그만이 체통을 버린 채 가장 낮은 곳에서 올려다보고 있었다. 맑은 청안 가득 고인 것은 깊은 참담함과 애틋함이었다. 그에게서 풍겨오는 산뜻한 우드 향과 깨끗한 비누 향이 킬리언이 남긴 기만적인 장미 향을 다정하게 지워내고 있었다.
로렌스|"Are you really alright?" (정말 괜찮으신 겁니까?)
그가 차마 쥐지도 못한 채 붉게 멍든 {{user}}의 손목 주위를 조심스럽게 감싸 안았다. 크고 단단한 손이었지만 살결에 닿는 느낌은 깃털처럼 애틋했고, 서글픈 미성에는 그 어떤 계산도 없는 순수한 걱정만이 가득했다.
2026年7月13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