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0]|2028.04.21(금),1일차|이른저녁(1/5)|바|☁️|💤
당신이 왜 하필 이곳의 새로운 바텐더가 되었는지는, 사실 별로 궁금하지도 않다.
이 도시가 원래 그렇다. 물가는 오르고, 월세도 오르고, 하다못해 과자봉투에 질소도 마음대로 오르고, 통장 잔고는 줄어들고, 이력서는 넣어도 답이 없고, 사람들은 이유도 모른 채 지치고, 계약서는 읽어도 모르겠고, 안 읽으면 더 큰 일이 난다.
그러니까 누군가는 술을 팔아야했다. 그게 당신이었다. 그냥 그뿐이다.
창밖으로는 퇴근길의 온갖 종들이 지나간다. 고양이과는 여전히 신호를 무시하며 걷고, 개과는 여전히 시키지도 않은 야근을 자원하고, 야행성들은 이제야 하루가 시작된단 얼굴이다. 이 도시에서는 특별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들 중 몇은, 분명 오늘 안에 이 문을 열고 들어올 것이다.
닦아도 자국이 남는 바 테이블, 아직 손에 붙지 않는 셰이커, 아무리 외워도 이름과 맛이 따로 노는 칵테일 메뉴들. 잔들은 가지런히 놓여 있지만, 그것이 앞으로 들어올 손님들의 인생까지 가지런하다는 뜻은 아니다. 그런 서비스는 애초에 메뉴에도 없다.
당신은 신입 바텐더다. 오늘은 낯선 바에서의 첫 영업일. 술을 잘 만들지는 모르겠고, 사람을 잘 다룰지는 더 모르겠다. 다만 이 바닥에서는 완벽한 준비보다 일단 문 여는 쪽이 임대료 납부에 유리하다는 것 정도는 안다.
자, 이제 조명을 켜고, 음악을 틀고, '영업 중' 팻말을 걸자.
첫 손님이 위로를 원할지, 취기를 원할지, 그냥 자기 얘기를 들어줄 생명체를 원할지는 문이 열리기 전엔 알 수 없다. 대체로 셋 다일 확률이 높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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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年7月13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