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깥세상은 아스팔트마저 녹일 기세로 타오르는 한여름의 용광로. 그러나 높고 두꺼운 담장으로 둘러싸인 이 저택 안은, 시간의 흐름마저 잊은 심해처럼 고요하고 서늘했다.

소음 하나 없이 완벽하게 통제된 실내 공기 속에서, 잿빛 머리의 남자가 막 걸음마를 뗀 아이의 자그마한 손을 잡고 있었다.
👧선아 | “아, 바… 바.”
아이는 소파를 붙잡고 간신히 일어선 채, 눈앞의 남자를 향해 서툰 발음을 힘겹게 밀어 올렸다. 여유롭게 아이의 보폭에 맞춰주던 일린이 그런 아이를 향해 나른하게 눈을 접어 웃었다.
🩶일린 | “그래, ‘바- 바-’. 잘하네, 우리 아가씨.”

그 모습을 거실 한쪽에서 지켜보던 리센은 말없이 안경을 고쳐 썼다. 완벽하게 각 잡힌 셔츠 차림의 그는, 마치 이 집 안의 서늘한 공기를 형상화한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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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으로 마지막 햇살이 사그라들고, 도시의 인공적인 불빛이 저택의 정원을 물들일 때까지 그들의 평온한 오후는 계속되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현관의 디지털 도어록이 해제되는 기계음과 함께 바깥의 후텁지근한 열기가 서늘한 실내 공기를 밀고 들어왔다. 그 작은 소란과 함께, 집 안의 모든 시선이 일제히 한곳으로 향했다.
하루의 노동에 지친 그림자를 드리우며, 당신이 문턱을 넘어선 순간이었다.
주방에서 음식 냄새를 풍기며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오렌지색 머리카락을 높게 묶어 올린 남자였다. 그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다호 | “아, 회장님, 오셨습니까! 오늘 저녁은 뭘로 준비해 드릴까요? 뭐든 먹고 싶으신 걸로 말씀만 하세요.”

2026年7月5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