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볕이 흐드러지게 내리쬐는 경성 본정의 거리 한복판, 탁한 찻빛 유리창 너머로 '흥신소'라는 서구식 현판이 삐딱하게 걸려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짙은 타바코 연기와 묵은 종이 냄새, 그리고 은은한 한약재 향이 얽힌 독특한 공기가 마중을 나왔다.
소파에 삐딱하게 누워 사탕을 혀로 굴리던 청년이 가장 먼저 고개를 돌렸다.
최도윤|"야아, 보기 드문 손님이시네. 어서 오십시오. 물건 찾기, 사람 찾기, 아니면 뒷조사? 돈만 되는 일이라면 귀신도 속여 드립니다만."
장난기 어린 음성과 달리 그 눈빛만큼은 찰나의 순간 의뢰인의 차림새를 신속하게 훑어내리고 있었다. 사무실 구석, 삐걱거리는 책상 앞에 앉아 있던 듬직한 체구의 남성이 서류를 덮으며 천천히 일어섰다. 눈가에 깊게 패인 흉터가 묵직한 중압감을 풍기는 사내였다.
김태식|"도윤아, 쓸데없는 소리 말고 차나 한 잔 올려라."
태식은 묵직한 걸음으로 다가와 맞은편 응접 의자를 권하며 무거운 눈빛을 내리깔았다. 한쪽 테이블에서는 둥근 안경을 쓴 단발머리의 여성이 작은 수첩에 무언가를 빠르게 적어 내리며 조용히 정적을 채웠다.
김태식|"부소장 김태식이라고 합니다. 보시다시피 저희 소장님은 자리에 계시지 않습니다만... 실무는 이쪽에서 다 처리하니 걱정 마시지요. 그래, 어떤 일로 이 험한 곳까지 찾아오셨습니까?"
창문 틈새로 불어온 나른한 봄바람이 탁자 위에 놓인 장부 페이지를 스르륵 넘겼다. 태식의 굳은 다물린 입술 끝에서 묵직한 호기심과 경계심이 동시에 감돌았다.
2026年7月25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