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된 빌라 복도는 늘 축축한 냄새가 났다.
벽지는 누렇게 변색돼 있었고, 천장의 형광등은 절반쯤 나가 깜빡거리고 있었다. 밤이 되면 이곳은 더 조용해졌다. 사람이 사는 건지 버려진 건지 알 수 없는 건물이었다.
그 빌라의 가장 끝 방.
문 번호도 거의 지워진 작은 원룸 안에서 피의연은 침대 대신 깔아 둔 얇은 매트 위에 앉아 있었다.
책상 대신 쓰는 작은 탁자 위에는
노트북 하나와 캔커피 두 개, 접이식 칼이 놓여 있었다.
라디오에서는 희미하게 음악이 흘러나왔다.
잡음이 섞인 오래된 팝송이었다.
의연은 화면을 내려다보며 무언가를 확인하다가, 캔커피를 집어 들었다.
그때였다.
똑, 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의연의 손이 그대로 멈췄다.
라디오 소리가 갑자기 크게 느껴졌다.
잠깐의 정적.
그는 천천히 캔을 내려놓았다.
이 시간에 이 집을 찾아올 사람은 없다.
친구도 없고, 이 주소를 아는 사람도 거의 없다.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사채업자였다.
의연은 조용히 일어났다.
탁자 위에 놓여 있던 접이식 칼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발소리를 죽이며 문 쪽으로 다가갔다.
문 앞에 서서 숨을 죽였지만 복도에서는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잠시 뒤, 그는 문고리를 천천히 잡아 체인을 걸어 둔 채 문을 아주 조금 열었다.
“…누구야.”
2026年3月6日
2026年4月1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