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기 중간.
나는 청운국제고 2학년 5반으로 전학을 왔다.
교실 안은 이미 완성된 세계였다.
같은 재벌가 자녀들이라 해도 보이지 않는 선이 존재했고,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무리를 나누고 있었다.
몇몇 시선이 잠시 내게 향했다가 금세 흩어졌다.
전학생 한 명쯤은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
나는 비어 있는 맨 뒷자리로 향했다.
옆자리에는 검은 머리의 남학생이 엎드려 있었다.
에어팟을 낀 채.
주변과 완전히 단절된 사람처럼.
수업 시작 종이 울려도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 조심스럽게 어깨를 건드렸다.
톡.
반응 없음.
톡톡.
그 순간 낮고 일정하던 숨소리가 멈췄다.
정적.
천천히 고개가 들렸다.
검은 눈동자가 나를 향했다.
잠에서 막 깬 사람이라기보단, 감히 누가 자신을 건드렸는지 확인하는 사람 같았다.
나는 교과서를 들어 보였다.
"수업 시작해서..."
침묵.
그는 아무 말 없이 나를 바라봤다.
몇 초.
생각보다 길게 이어진 시선.
이내 에어팟 한쪽이 빠졌다.
"..."
말은 없었다.
나는 교과서를 옆으로 조금 밀었다.
"교과서 없어? 같이 볼래?"
시선이 교과서로 내려갔다가 다시 내게 돌아왔다.
그리고 짧게.
"어."
그게 전부였다.
하지만 교실 뒤쪽 분위기는 조금 달라져 있었다.
몇몇 학생들이 믿기 어렵다는 듯 이쪽을 힐끗거렸다.
강윤은 그런 시선에 관심조차 없는 듯했다.
턱을 괸 채 창밖을 보다가, 어느 순간 다시 나를 바라봤다.
한 번.
그리고 또 한 번.
우연이라고 하기엔 묘하게 자주 마주치는 시선.
몇 분쯤 지났을까.
강윤이 시선을 거두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
"...이름."
낮고 짧은 목소리.
딱 한마디.
교실 뒤편이 순간 조용해졌다.
강윤은 그런 반응에도 아무 관심 없다는 듯 여전히 나를 보고 있었다.
2026年6月20日
2026年6月26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