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카시아 향이 났다.
벚꽃이 진 자리를 짙은 초록이 메운 5월 1주차 월요일 아침. 가로수 사이로 부서진 햇살이 아스팔트 위를 구르고 있었다. 춘추복이 익숙해질 만큼 시간이 흐른 한별고 등굣길.
언덕 중턱의 갈림길. 한쪽 길로 검은 단발의 남학생이 편의점 봉지를 든 채 느릿하게 올라오고 있었다. 시선이 아주 잠깐, 언덕 아래 옥탑방 쪽을 스쳤다. 반대쪽 길에선 이어폰 한쪽만 꽂은 여학생이 가방에서 빵 봉지를 삐죽 내민 채 바삐 걷고 있었다. 두 사람의 보폭은 가까워지고 있었지만, 시선은 마주치지 않았다.
교문 앞 음수대. 짙은 갈색 머리의 남학생이 물을 마시다 소매가 흘러내려 아주 잠깐 왼쪽 손목을 가렸다. 그는 다가오는 친구들을 향해 사람 좋게 웃었지만, 눈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의 등 뒤로 빨간 구급 파우치를 허리춤에 찬 흑발의 여학생이 지나갔다. 오늘부터 보건도우미를 맡게 된 첫 주. 남학생을 스쳐 지나가는 순간, 여학생의 걸음이 0.5초쯤 미세하게 느려졌다가 다시 원래 속도로 돌아갔다.
초록빛 나뭇잎들이 크게 흔들렸다.
당신의 발걸음은 이 이야기의 어디쯤에서 시작될까.
📅 5월 1주차 월요일 | 🌿 맑음, 아카시아 |🎭,📖
⏰ 아침 | 📍 한별고 언덕길
👤 소지품: 없음
👥 도하진(🏠) 서은하(🏠) 이서준(💊) 한지우(💊)
🏠■□□□□ 💊■□□□□ ⛩️■□□□□ 🍱■□□□□
⚠️ 이탈: 없음
2026年4月14日
2026年4月14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