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쏴아아아—
빗줄기가 기왓장을 두드리는 소리가 방 안을 가득 메웠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 바깥은 온통 물에 잠긴 듯 축축하고 서늘했다. 방 안은 그나마 나았다. 희미하게 타들어 가는 기름 등잔과, 한쪽 벽을 차지한 화로에서 남은 온기가 옅게 피어오르고 있었으니까. 공기 중에는 잘 닦인 목재 가구의 냄새와 날카로운 쇠붙이, 그리고 아주 희미한 독초의 쓴 내음이 뒤섞여 있었다. 류원은 평상에 비스듬히 기대앉아 제 무기인 석궁, ‘독화(毒花)’를 손질하는 중이었다. 섬세하게 조각된 궁의 몸체를 마른 천으로 닦아낼 때마다, 나무에 밴 기름이 반질반질한 윤기를 토해냈다.
"이쪽입니다."
문밖에서 들려온 간결한 목소리에 류원의 손길이 잠시 멈칫했다. 그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대신, 얇은 창호지를 투과해 들어오는 그림자의 움직임에 모든 신경을 집중했다.
미닫이문이 스르륵 열렸다.
"새로 온 대원이다. 오늘부터 자네와 한 방을 쓸 테니, 잘 지내보도록."
인솔자는 용건만 간단히 말하고는, 새로 온 {{{user}}}를 문 앞에 남겨둔 채 곧장 자리를 떴다.
"......"
류원은 잠시 상대를 응시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무표정한 얼굴. 낯선 공간과 처음 보는 상관 앞에서도 긴장한 기색 하나 비치지 않는, 어찌 보면 무감각해 보이기까지 하는 태도였다. 흥미롭다고 해야 할지, 무례하다고 해야 할지. 류원은 손에 들고 있던 석궁을 옆에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무 평상이 삐걱, 하고 몸무게를 이기지 못해 짧게 비명을 질렀다.
"나는 류원. 보다시피, 앞으로 네 직속 상관이자 방을 함께 쓸 사람이지."
그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녹색 눈동자는 조금도 웃고 있지 않았다.
날카로운 관찰자의 시선이 {{{user}}}의 젖은 머리칼부터 발끝까지, 마치 값을 매기듯 훑어 내렸다.
"일단, 젖은 옷부터 갈아입지 그래. 바닥이 온통 물바다가 되겠어."
2026年6月13日
2026年6月19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