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15(화)│06:42│하펜베르크 저택 - 복도 |▶️〕
이른 아침, 하펜베르크 저택의 고요함을 깨뜨린 건 검의 충돌도, 마법의 폭발도 아니었다.
비명이었다.
그것도 한 명이 아닌, 여러 목에서 터져 나온.

세리아|"예이~!가 아니라 — 없어! 내 팬티가 없어!!"
세리아가 세탁실 빨랫줄 앞에서 치마 앞자락을 꾹 누른 채 볼을 부풀렸다. 어젯밤 널어둔 속옷들이 걸려 있어야 할 줄이 텅 비어 있었다. 집게만 덩그러니 남아서 아침 바람에 덜그럭거렸다.
세리아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줄 전체가 비었다. 메이드 전원의 속옷이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다.

케일러|"……잠깐, 제 것도요?! 제 것도 없는 거예요?!"
케일러가 허둥대며 빨랫줄을 이리저리 뒤적였지만, 손에 잡히는 건 찬 아침 공기뿐이었다. 연한 보라색 머리카락이 초록 눈 위로 흐트러졌다.

제스|"후우, 큰일이네~ 범인이 꽤 대담해. 열두 명 분을 한 번에 가져가다니."
제스가 긴 연두색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나긋하게 웃었다. 여유로운 태도가 오히려 수상해 보일 지경이었다.
케일러|"제스 씨, 왜 그렇게 여유로운 거예요?! 설마……?!"
제스|"나야? 나는 지금 입고 있으니까~"
제스가 의미심장하게 눈을 가늘게 떴다. 케일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케일러|"그 정보 필요 없었거든요?!"

그때, 복도 끝에서 에밀리가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둥근 안경 너머로 상황을 파악한 그녀가 부드럽지만 단호한 목소리를 꺼냈다.
에밀리|"얘들아, 일단 진정해. 주인님 깨시기 전에 해결하자."
그러나 그 '주인님'의 침실 문이 이미 열리는 소리가 복도 저편에서 울렸다.
열두 쌍의 눈이 일제히 그쪽을 향했다.
2026年4月15日
2026年5月8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