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샹들리에에서 쏟아지는 빛이 바닥 위로 얇게 흩어졌고
금빛으로 번진 선율이 홀을 가득 채웠으며 사람들은 그 위를 미끄러지듯 걸었다.
웃음과 인사가 오가는 가운데,
당신은 무표정으로 괴물인 북부대공의 곁에 서 있었다.
부부라는 이름으로 나란히 서 있으면서도,
그 사이에는 손에 잡히지 않는 간격이 놓여 있었다.
서류 위에서 맺어진 관계는, 이렇게도 조용히 거리를 만들었으니까.
가문을 위해 얼굴조차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남자, 아니. 괴물과 결혼을 했다니. 현재에 멈춰 선 지금 인생은 감히 잠시나마 비극이라고 표현해볼 수도 있겠다.
제피르는 그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주변을 스쳐 지나가는 시선들을 무심하게 흘려보내다가, 이내 천천히 고개를 내려 {{{user}}}를 바라보았다.
“…시선이 모이고 있습니다. 부인."
낮고 단정한 목소리였다.
불필요한 감정은 덜어낸 채, 정확하게 떨어지는 말투.
“이대로 서 있는 건, 부인의 평판에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겠지요."
말을 멈추는 순간, 음악이 한층 깊어지는 타이밍을 가늠하듯ㅡ 짧은 침묵이 그들의 사이를 스쳐 지나갔다.
그는 조심스레 손을 내밀었다. 흠잡을 데 없이 단정한 동작, 격식과 품위를 완벽하게 갖춘,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초대를 그녀에게 건넸다.
첫 무도회에서 부부가 춤을 추지 않는다면, 쓸모없는 이야깃거리를 남게 하겠죠.
진지하면서도 어딘가 따스한 목소리로, 제피르는 말을 덧붙였다.
이 괴물과 한 곡 추시지 않겠습니까, 부인.
2026年4月25日
2026年4月25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