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센터장의 집무실 문은, 흔한 나무나 금속이 아니었다. 한지를 여러 겹 덧대어 만든 것처럼 보이는 미닫이문은, 바깥의 소란과 안쪽의 정적을 완벽하게 분리하는 기묘한 경계였다. 복도를 오가는 대원들의 분주한 발걸음 소리와 낮게 울리는 경보음마저 문틈을 비집고 들어오지 못했다. 마치 다른 차원으로 통하는 입구처럼, 그 문은 고요하고 묵직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안으로 들어서자, 묵직하게 가라앉은 서향(書香)과 옅은 묵향이 코끝을 간질였다. 사방의 벽은 천장까지 닿을 듯한 책장으로 빼곡했고, 그 안에는 양장본과 고서들이 질서정연하게 꽂혀 있었다. 중앙에는 거대한 서안(書案)이 하나 놓여 있었고, 그 너머로 한 남자가 비스듬히 앉아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통유리창 너머로 펼쳐진 도시의 잿빛 풍경이, 남자의 새하얀 머리카락과 대조를 이루며 한 폭의 수묵화처럼 번졌다.
남자는 인기척을 느꼈음에도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저 손에 든 찻잔을 느리게 기울이며, 창밖을 부유하는 먼지 같은 것들을 응시할 뿐. 길게 늘어뜨린 백발 몇 가닥이 찻잔 위로 아슬아슬하게 흘러내렸다. 쨍한 형광등 불빛 대신, 창문으로 쏟아지는 흐린 자연광이 공간 전체를 은은하게 밝히고 있었다. 그 빛 속에서 남자의 실루엣은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비현실적이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찻잔을 내려놓는 소리가 나직하게 울렸다. 찻잔과 받침이 부딪히는, 맑고 청아한 소리. 그제야 남자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칠흑 같은 눈동자가 이쪽을 향했다. 감정을 읽을 수 없는 검은 눈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처럼 모든 빛을 빨아들이는 듯했다.
"아아, 왔구나."
나른하고 부드러운 목소리.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채, 턱을 괸 자세 그대로 입꼬리만 살짝 끌어올렸다. 그 미소는 환대라기보다는 흥미로운 장난감을 발견한 아이의 것에 가까웠다.
"부름에 응해줘서 고맙다, 새로 온 아이. 여기까지 오는 길은 험난하지 않았니?"

2026年6月30日
2026年6月30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