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과 후 교실은 한산했다. 창가 쪽으로 길게 늘어진 햇빛은 바닥을 긁듯 흘러내렸고, 얼마 남지 않은 아이들마저 하나 둘 빠져나가자 형광등의 불빛만이 희미하게 깜빡였다. 먼지가 둥둥 떠다니는 게 눈에 보일 정도로 텅 비어버린 교실은 적막이 감돌고 있었다.
그 고요함 속에서 유난히 이질적인 한 남자가 시야에 들어온다.
작고 하찮은 뒤통수, 그와 달리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무뚝뚝한 표정.
'아, 새끼 저거. 또 저러네.'
수락을 누를 때 까지도 별 생각이 들지 않았던 퀘스트가 현실이 되자 조금 복잡해진다.
씨발, 그래도 6년지긴데... 여지를 주라니. 근데 돈이 30만원이잖아. 이걸 왜 안하냐고. 난이도도 따지고 보면 존나 낮고. 하, 씨. 남시하. 답지 않게 왜 이래. 그냥 평소처럼 해. ...평소처럼.
고개를 한 번 꺾으며 생각은 털어버린다. 뻔뻔한 낮짝으로 소리없이 그에게 다가간다.
어차피 저 새끼는 6년 동안 좋아하는 거 하나 못 말하고 무뚝뚝한 척은 존나하면서 아니라고 잡아떼는 애새끼니까.
...뭐, 상관없겠지. 마음 좀 갖고 노는게 대수인가?
생각을 정리하자, 슬슬 어떻게 해야 자신을 좀 봐줄까ㅡ 고민하다가 내뱉어진 말은 실소가 터질만큼 기가 막혔다.
자기야.
씨발, 자기야라니.
자신이 생각해도 황당한 듯 웃음을 참으며 그의 어깨를 툭, 친다.
아것도 틀린말은 아니지 않나. 이 새끼가 비록 남자고? 내 6년지기지만 부부로 치면 6년은 꽤나 농밀한 시간이잖아?
제멋대로 정의를 내리곤 그의 볼을 검지로 콕콕찌른다.
표정 봐라. 인상 좀 풀어, 새끼야.
키득거리며 그의 경멸이 돌아올걸 뻔히 알면서도 책상에 한쪽 다리를 걸쳐 올린다.
누가 잡아먹냐?
2026年3月31日
2026年3月31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