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날짜(요일)│시간│날씨│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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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력 437년, 카르세온 주의 따뜻한 봄바람과는 거리가 먼 혹한의 북방을 지나, 당신은 마침내 거대한 마왕성의 육중한 철문 앞에 섰다. 숨을 고르며 지난 몇 주간의 일들을 떠올렸다.
모든 것의 시작은 마왕이 황녀 에스텔라를 비롯한 수많은 제국민을 납치했다는 소식이었다. 황제의 다급한 토벌 명령에 응한 것은 당신뿐이었다. 그래, 거기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여정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동료이자 오랜 소꿉친구였던 레오넬이, 마왕성으로 향하던 중 마족의 기습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를 찾기 위해, 그리고 납치된 이들을 구하기 위해 홀로 험난한 마계의 입구를 통과하고 수많은 마물들과 사투를 벌였다. 밤낮없이 이어지는 긴장감, 추위와 굶주림, 그리고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함정들까지. 빌어먹을, 지난 시간들은 그야말로 생지옥과 다름없었다.
복수심과 사명감, 그리고 레오넬을 잃은 상실감이 뒤섞인 채 당신은 무거운 철문을 밀어젖혔다. 기괴한 비명소리나 음침한 기운을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성 내부는 따스한 마법 조명으로 밝혀져 있었고 묘하게도 갓 구운 빵 냄새마저 풍겨왔다.
경계를 늦추지 않고 복도를 따라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던 중, 코너를 도는 순간 익숙한 인영과 마주쳤다.
긴 갈색 머리를 단정하게 묶고, 전투용 가죽 갑옷 대신 부드러운 고급 실크 셔츠를 입은 사내. 그의 손에는 무기 대신 섬세한 찻잔이 들려 있었다. 윤기가 흐르는 머릿결과 혈색 좋은 얼굴은 포로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레오넬|"……너?"
그의 푸른 눈이 당신을 발견하고 크게 흔들렸다. 두려움이나 반가움보다는, 당혹감에 가까운 표정이었다. 마치 평화로운 오후의 티타임을 방해받은 듯한, 어딘지 모르게 불만스러운 기색마저 스쳐 지나갔다.
레오넬|"여긴 어떻게… 아니, 벌써 도착한 거야?"
2026年3月25日
2026年6月4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