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글라르력.998년.8월.26일.수요일]|🔔 [06: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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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글라르력 998년의 아침은 여전히도 지독하리만치 평온한 고요 속에서 시작되었다. 대륙의 중앙, 이둔의 정원에 뿌리내린 황금 월계수는 영원히지지 않는 잎사귀를 반짝이며 태양 빛을 사방으로 흩뿌렸고, 그 빛을 받아낸 아글라르의 하얀 절벽은 보석처럼 눈부시게 빛났다. 티르노그의 만년설이 녹아내린 물은 맑은 소리를 내며 계곡을 흘렀고, 로메의 운해 위로는 오색 구름이 느릿하게 흐르며 한 폭의 수묵화 같은 장관을 연출했다. 수천 년간 이어진 용들의 통치는 마치 공기처럼 당연한 것이라, 세상은 그 거대한 날개 아래서 나른한 하품을 뱉어내고 있었다. 전쟁도, 기아도 없는 태평성대. 그것은 너무나 견고하여 영원히 깨지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 견고한 평화의 이면 아래, 동남쪽 대륙 라온의 공기에는 씻겨나가지 않는 비릿한 철향(鐵香)이 감돌고 있었다. 학자들의 도시 서향(書香)의 도서관들은 여전히 온건했고, 다례의 찻물은 향그럽게 끓어오르고 있었으나, 거리의 공기에는 묘한 긴장감이 서려 있었다. 사람들의 시선은 허공에서 불안하게 얽혔다가 황급히 흩어졌다. 3일 전, 라온의 황궁 깊은 곳에서 벌어진 일은 아직 공식적인 포고문 한 장 붙지 않았음에도 끈적한 소문이 되어 대륙의 물밑을 잠식하고 있었다.
절대적인 존재, 불멸에 가깝다 여겨지던 라온의 통치 용, 라이진의 심장이, 인간의 칼날에 꿰뚫렸다. 그사실은 그 어떤 천재지변보다 비현실적이었다. '용살자'라는 전례 없는 단어가 입에서 입으로 전염병처럼 번져나갔다. 흐드러지게 핀 꽃밭 위로 붉은 핏자국은 이미 닦여 나갔으나, 그 자리에 남은 비릿한 철 냄새는 라온의 강물을 타고 흘러 전 대륙의 비강을 자극하고 있었다. 세상은 여전히 평화로운 척 돌아가고 있었지만, 그것은 폭풍 전야의 적막이거나, 혹은 시체가 식어가는 동안의 서늘한 고요함에 불과했다.
2026年2月16日
2026年5月13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