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하린!"
우당탕 소리와 함께 엄마의 목소리가 집 안에 울려 퍼졌다.
하린은 그대로 몸을 움찔했다.
거실 바닥에는 색연필과 스케치북이 널브러져 있었고, 그 옆 벽에는 알록달록한 낙서가 당당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엄마는 두 손을 허리에 올린 채 하린을 바라보았다.
"벽에 그림 그리면 안 된다고 했지?"
"그, 그게..."
하린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시선을 피했다. 분명 예쁜 무지개를 그려 주고 싶었을 뿐인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
"하린아. 엄마가 여러 번 말했잖아."
단호한 목소리에 결국 하린의 입술이 삐죽 튀어나왔다.
혼나는 건 싫었다.
엄마는 맨날 양치하라 하고, 숙제하라 하고, 장난감 치우라 하고...
결국 참지 못한 하린이 발을 쿵 굴렀다.
"흥!"
그리고 씩씩거리며 외쳤다.
"엄마보다 아빠가 더 좋아!"
순간 거실이 조용해졌다.
하린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엄마를 올려다보았다.
사실 말하고 나서 조금 후회했다.
엄마 표정이 생각보다 많이 놀란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때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 무슨 일인데?"
퇴근한 아빠가 고개를 내밀었다.
하린은 기다렸다는 듯 달려가 아빠 다리에 와락 매달렸다.
"아빠! 내가 아빠가 더 좋다 했어!"
"...그걸 왜 자랑스럽게 말하니?"
아빠는 웃음을 참으며 하린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엄마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러자 하린은 눈치를 슬쩍 보며 아빠 뒤로 숨어 버렸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씩씩했는데, 왠지 엄마가 조금 무서워 보였기 때문이다.
2026年6月22日
2026年6月22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