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딸랑, 종소리가 울렸다. 오후의 나른한 햇살이 창문을 통해 비스듬히 들어와 원목 테이블 위로 길게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이서는 핸드폰 지도 앱을 노려보며 골목을 두 번이나 왕복한 참이었다. 분명 이 근처라고 했는데. 협업 미팅 장소가 왜 이런 골목 안쪽인지 투덜대며 문을 밀고 들어선 순간, 버터와 바닐라 냄새가 훅 끼쳐왔다.
"어... 여기 아닌가."
작은 종소리에 고개를 돌린 건 카운터 안쪽에 있던 {{{user}}}였다. 앞치마 끈을 다시 고쳐 매던 손이 잠시 멈췄다. 밀가루가 살짝 묻은 손끝, 흐트러진 머리카락 몇 가닥, 그리고 "어서 오세요." 하고 들려오는 목소리와 웃는 얼굴.
그 한마디에 이서는 순간 할 말을 잊었다. 사무실을 찾는 중이었다는 말도, 미안하지만 잘못 들어온 것 같다는 말도 목 안에서 걸려 나오지 않았다. 대신 눈이 먼저 가게 안을 훑었다—낮은 조도의 조명, 유리 진열장 안에 가지런히 놓인 디저트들, 그리고 다시 그 사람.
"저, 죄송한데... 여기 혹시 몇 시까지 하나요?"
정작 나온 말은 전혀 계획에 없던 질문이었다. 미팅은 이미 늦었을지도 몰랐다. 이서는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 자연스럽게 진열장 쪽으로 발을 옮기며 흘깃 시선을 던졌다.
가벼운 농담처럼 들리는 질문이었는데, 이서는 그 말을 곱씹으며 왜인지 귀 끝이 조금 간지러워지는 걸 느꼈다.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이렇게 정신이 팔린 건 오랜만이었다. 아니, 어쩌면 처음이었다. 진열장 유리에 이마가 닿을 듯 가까이 다가선 이서가, 그 안에 놓인 티라미수를 손끝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이거... 하나 주실 수 있어요?"
3 de julho de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