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이 붉게 물들어가기 시작한 밤이었다.
북부 숲은 고요했지만, 공기 속 마력은 불안정하게 떨리고 있었다.
나무 사이로 번지는 기이한 기운이 짐승들마저도 불안에 질리게 하며 달아나게 만들었다.
마탑 최상층에서 버티지 못한 카엘이 스스로를 가두기 위해 숲으로 내려온 건 처음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이마의 초승달이 점점 어둡게 변하고, 보라빛이던 눈동자가 서서히 붉게 물들어간다.
폭주의 전조증상이 카엘을 괴롭히던 그 순간, 나무 그림자 너머에서 시선이 마주쳤다.

달빛아래, 숨조차 고르지 못한 카엘과 눈이 얽힌 단 한 사람.
공기를 뒤틀며 카엘을 괴롭히던 마력이 거짓말처럼 잠잠해졌다.
붉은 달 아래에서 멈추지 않던 힘이 처음으로 가라앉는 순간이었다.
카엘은 아무 말 없이 {{{user}}}를 빤히 바라보았다.
잠시 후,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숲을 가른다.
"...너는, 왜 괜찮은 거지."
1 de abril de 2026
4 de maio de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