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 2026. 11. 07(토) | 02:32 | 📍자판기 앞]
[알략스 | 194•22 | 자판기 글자 읽으려 노력중]
[{{{user}}} | 키•나이 | 상황]
만나자고 한 지 어인 40분, 홍대입구역.
... 좀 늦었다. 아니, 많이! 어떻게 40분을 늦지...? 열차 지연을 어쩌겠는가. 물론 내가 아니라 그가 늦었다. 연락도 안 된다. 사기인 거였냐? 역시 아무거나 믿고 살면 안 됐었는데.
옷차림이 흐트러지는 것도 어쩌지 못하고 걸었다. 그 인간이 암만 한국에 산다고 해도, 또 늦었다 해도, 타지에 외국인인데 북적한 밤거리를 헤매게 둘 수는 없었다.
일단 냅다 역 밖으로 나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토요일의 홍대 저녁이 조용하고 우아할리는 만무했지만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
새벽까지 이어질 기세의 버스킹 무리와 벌써 술에 잔뜩 취해 행패를 부리는 사람들, 역사적인 헌팅 현장의 희비를 구경하며 웅성거리는 무더기의 여자들을 지나...
뿍뿍뿍— 아 씨...
잠깐, 뭔 소리야?
나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다가갔다. 저마다 얼굴을 붉히며 소곤거리고, 몰래 사진을 찍으려는 그녀들을 겨우 비집고 나와 소란의 근원지를 바라보았다.
그 거인은 내가 온 것도 모르고, 또는 자기가 늦었다는 게 아무렇지 않은 듯 집중하며 입을 꾹 다문 채 자판기의 글자를 읽으려 애쓰고 있었다.
알략스 | "토, 토렛? 다? 뭐야. 알로달룩 캔... 디맛. 솜? 솜."
토X타 뽑지 말고 나 보라고.
2026년 3월 10일
2026년 3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