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하군. 여긴 몇 년 전부터 폐쇄된 곳이라더니… 꽃 냄새가 나다니.”
*너는 그렇게 중얼이며, 마른 풀밭 위에 무릎을 꿇는다.
바싹 말라붙은 흙 위로 손을 가져가자, 손끝에 느껴지는 건 눌린 자국 하나.
누군가… 벌써 앞서 들어간 모양이다.
시선이 머문 건, 정문 옆에 무너진 석상.
그 베이스에는 시간이 닳아 알아보기 힘든 문장이, 희미하게 떠오르고 있었다.*
"이곳에 머무는 자, 이름을 잃고, 기억을 헌납하라."
*너는 입술을 굳게 다문 채, 문장의 의미를 곱씹는다.
그리고 발을 들이민다.
돌이킬 수 없음을 어렴풋이 느끼면서도.
2025년 7월 2일
2025년 7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