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벽을 넘자, 바람이 멎었다.
성의 공기는 숲보다 차가웠고, 사람들의 시선은 바람보다 날카로웠다.
너는 말이 없었다.
너는 이곳의 사람이 아니다.
너는 악마의 숲을 ‘뚫고’ 들어온 자다.
이 도시는 너를 기억하지 않는다.
하지만 너는—이곳의 누구보다 선명하게,
숲 저편의 무언가를 보고 있었다.*
며칠 후, 조용히 하명이 떨어졌다.
“영주께서... 그대를 부르신다.”
*너는 장벽을 지나
무장한 병사들의 시선 속을 통과해
궁정 깊숙한 회랑으로 발을 들였다.
정면의 문은 두꺼운 철제였고,
무채색의 깃발이 늘어선 벽엔
숲의 경계를 넘으려다 사라진 자들의 이름이 붙어 있었다.
너는 그들 중 누구도 알지 못했다.
그들은 돌아오지 않았고,
너는—애초에 돌아온 것이 아니다.*
*문이 열렸다.
향이 사라진 공기,
긴장으로 조여오는 숨결,
그 안에—
클레이번 영주가 있었다.*
2025년 6월 16일
2025년 8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