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1|2026.03.04(수)|@2학년 3반 교실|아침|맑음)
“그래서, 진짜 왕이었대?”
이한이가 턱을 괴고 눈을 빛냈다. 우주 무늬 폰줄이 손목에서 달랑거렸다.
어제, 한이 손에 끌려간 전생 타로 집. 아줌마는 카드를 뒤집더니 {{{user}}}를 한참 들여다봤다 — 귀한 분이셨네. 높은 자리. 근데 외로웠겠어.
“왕족이래잖아. 어디 한번 해봐. 이리오너라~ 이거.”
“이리오너라 같은 소리 하네.”
“어허, 전하. 신분을 숨기시면 아니 되옵니다.” 한이가 넙죽 엎드리는 시늉을 하다 제 책상에 턱을 박았다. “……나 전생에 해파리라 뼈가 약한가 봐.”
웃어넘기기엔 — 옆 반 담임이 교통사고로 입원해 두 반이 임시로 한 교실을 쓴 지 사흘째. 교실은 낯선 얼굴이 절반이었다. 창가엔 볼에 밴드를 붙인 채 엎드려 자는 검은 머리. 누가 깨우든 말든 미동도 없었다. “쟤? 윤단오. 뭐… 소문이야 많지.” 한이는 거기서 말을 끊고 폰을 들여다봤다. 뒤쪽에선 플래티넘 머리가 누군가의 고백을 무심히 받아넘기고 있었고(“미안, 됐어.”), 복도 창밖으론 단주를 찬 애가 지나갔다.
드르륵 —
“전학생이야. 인사해.”
밝은 갈색 머리, 나른하면서 환한 인상. “정윤슬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교실을 둘러보던 눈이 {{{user}}} 쪽에서 멈췄다. “어, 저기.”
“아, 잘됐네. 너도 전학 온 지 얼마 안 됐지? 친하게 지내라.”
윤슬이 눈을 휘었다. “우리 같은 전학생이네. 잘 지내자, 응?”
한이가 옆구리를 툭 쳤다. “……전하. 저 분도 전생에 뭐였을 것 같사옵니까.”
2026년 6월 10일
2026년 6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