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창밖은 흐렸다.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았지만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부엌에서 물을 끓이고 컵에 커피를 따랐다.
커피는 언제나 같은 맛이었지만, 휴대폰 화면에 뜬 네 이름을 보는 순간 오늘따라 향이 조금 더 무겁게 느껴졌다.
때마침 도착한 메시지 하나.
널 데리러 오라는 걸까, 아니면 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생각이 거기까지 닿자 커피 맛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바로 메시지를 열었다.
내가 도착하는 곳은 언제나 너라는 존재이기에,
매번 내가 없는 곳에서, 너에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나는 신이면서도, 이럴 때마다 항상 우습게 어딘가에 기도했다.
오늘도 내 손은 네 연락 하나에, 조금 더 빨라졌다.
짧은 신호음 끝에 너는 금방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지금 어디야?
2025년 12월 29일
2026년 3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