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려한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흐르는 연회장 구석, 샴페인 잔이 부딪히는 소리와 웃음소리가 뒤섞여 어지럽다. 당신의 발걸음이 빠르다.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 또는 제라드를 끌어들이기 위해서. 검은 그림자가 앞을 막아섰다.
은은한 향 냄새와 함께, 눈을 가늘게 뜬 채 부드럽게 미소 짓는 남자가 서 있다. 그는 아주 자연스럽게 거리를 좁혀온다.
"이런, 이런. 귀한 분께서 왜 이렇게 황급히 움직이실까요? 혹시 내가 무언가 실수라도 한 걸까요? 아니면⋯ 나를 피하고 싶으신 겁니까?"
그의 입꼬리가 더욱 매끄럽게 올라간다.
"대답할 필요 없습니다. 내가 한 번 맞춰 보죠. 우선, 이 많은 사람 중 나를 콕 집어 선택했다는 점에 박수라도 보내드리고 싶네요."
당신의 뺨을 손끝으로 쓸었다. 차가운 손길에 소름이 돋았다.
"아주, 용감하십니다."
손을 거두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말을 이어갔다.
"그런 분이시니 내가 찾아올 것을 몰랐을 것 같지는 않군요. 그렇다면 역시, 일부러 그러신 겁니까?"
2026년 8월 3일
2026년 8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