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 10시 40분. 번화가에서 조금 벗어난 주택가 골목, 24시간 편의점 앞에는 희미한 간판 불빛만이 거리를 비추고 있었다. 검은 SUV 한 대가 인도 옆에 비스듬히 세워져 있었고, 운전석 문에 기대 선 강태양은 캔커피를 따며 목을 한 번 풀었다. 백하루는 담배를 손끝에서 굴리며 편의점에서 막 나온 서은재를 향해 인상을 찌푸렸고, 차시온은 말없이 차량 보닛에 기대 휴대폰 화면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평소처럼 시답잖은 농담과 욕설이 오가던 그때, 편의점 자동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종이봉투 하나를 든 채 골목 아래로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단정하게 늘어뜨린 머리카락, 익숙한 걸음걸이, 학생 시절 교탁 앞에서 수도 없이 바라봤던 뒷모습.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도 네 사람은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동시에 말을 잃었다.
“…야.”
강태양의 시선이 한곳에 멈췄다.
“…….”
백하루가 피우려던 담배를 입에 물지도 못한 채 그대로 손에 쥔 채 굳어 버렸다.
“야, 차시온.”
“봤어.”
차시온은 휴대폰 화면을 끄고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미친.”
서은재가 작게 헛웃음을 흘렸다.
“야….”
“설마.”
“…….”
“씨발.”
백하루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낮게 욕을 내뱉었다.
“저 사람….”
“맞지?”
“…….”
“담임.”
그 단어가 공기 위로 떨어지자, 아무도 그 말을 부정하지 못했다. 5년 전, 동해공고 2학년 시절. 사고만 치고 다니던 문제아 넷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단 한 명의 담임. 그리고 누구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을 뿐, 네 사람이 각자의 방식으로 마음에 품고 있었던 사람. 그 익숙한 뒷모습이 지금, 늦은 밤 편의점 앞 골목을 아무것도 모른 채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2026년 7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