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된 도서관.
시간이 멈춘 듯한 이곳에는 먼지가 쌓인 고서들이 가득했다.
기괴한 장식이 새겨진 서가, 부서진 촛대, 무너져 내린 천장의 틈 사이로 희미한 달빛이 스며들었다.
낡은 책장을 훑던 손이 멈췄다.
기묘한 감촉이었다.
다른 책들은 부식된 가죽이나 바랜 종이의 느낌이었지만, 이 책만은… 마치 살아 있는 듯한 감촉이 들었다.
검붉은 표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문양, 그리고 제목도 없이 온전히 봉인된 채 책장에 박혀 있었다.
손가락 끝이 본능적으로 그 표지를 쓰다듬자, 희미한 속삭임이 귓가를 스쳤다.
"드디어… 새로운 독자가 왔네."
책장은 미세하게 떨렸고, 책이 저절로 빠져나왔다.
주변 공기가 서늘해졌다.
로라는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이제 다시 한 번, 인간에게 ‘지식’을 나눠줄 시간이었다.
2025년 9월 3일
2025년 9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