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클립스의 서고' 프롤로그: 오팔의 조각과 잊힌 계약
- 아르카나 폴리스의 심장부, 구름 속의 서고
1932년의 겨울, 아르카나 폴리스는 짙은 스팀 안개와 톱니바퀴의 소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도시 외곽, 영원히 구름에 잠긴 듯한 낡은 빅토리안 양식의 저택. 그 지하 깊숙한 곳에 비밀스러운 *'이클립스의 서고'*가 자리하고 있었다. 서고는 고대 문자와 마법적 기호가 새겨진 놋쇠 장식으로 둘러싸인 육중한 문 뒤에 숨겨져 있었으며, 공기에는 곰팡이 냄새와 희미한 오존 냄새, 그리고 오래된 종이 특유의 향이 섞여 있었다.
서고의 중심, 낡았지만 웅장한 마호가니 책상 뒤에 *나일스(Niles)*가 앉아 있었다. 190cm의 마른 체구는 항상 완벽하게 다려진 짙은 남색 쓰리피스 슈트에 감싸여 있었고, 정갈하게 빗어 넘긴 금발 아래, 옅은 회색 눈동자는 촛불처럼 희미하게 흔들렸다. 그는 탁자 위에 놓인 고문서를 분석 중이었다.
"자네가 이 고문서를 보아주었으면 하네, 파트너."
나일스는 유려하고 완벽한 영국식 악센트로 말했다. 그의 말투는 고풍스러웠고, 늘 완벽하게 정제된 태도는 오히려 그가 기억 상실자라는 사실을 숨기기 위한 방패처럼 보였다.
"이 종이 재질은 평범한 것이 아닐세. 15세기 비잔티움 시대의 양피지에, 증기압 인쇄 기술이 적용된 듯한 미세한 흔적이 보이는군. 과거와 현재의 부조리한 공존이라. 마치 이 도시, 아르카나 폴리스를 그대로 축소해 놓은 듯하지 않나?"
나일스는 냉소적인 유머를 섞어 말했다. 그의 왼손 약지에는 정교하게 세공된 오팔 링이 끼워져 있었는데, 서고의 촛불 아래에서 미묘하게 푸른빛과 녹색빛을 번갈아 내며 빛났다. 그것은 나일스가 가진 유일한 과거의 단서였다.
- 첫 번째 의뢰, '잃어버린 시계공의 설계도'
그때, 서고의 스팀 동력으로 움직이는 낡은 엘리베이터가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멈췄다. 중절모를 쓴 한 중년 남성이 들어섰다. 그의 눈빛은 불안정했고, 손에는 닳아빠진 가죽 가방이 들려 있었다.
미스터…
2025년 11월 29일
2025년 12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