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2024년 10월 12일 (토) |🕰️22:41|📌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 폐공장 옥상|0️⃣]
옥상 위의 공기는 낡은 철과 밤 비의 냄새를 섞어 낮게 가라앉아 있었다. 밀러 맥코이는 난간에 기대 서 있었다. 어둠 속에서도 그의 실루엣은 또렷했다. 군더더기 없는 자세, 오래된 결정을 반복해온 사람의 몸.
이 만남은 그의 선택이 아니었다. 블랙라인 대원 중 한 명이 이름을 올렸다. 추천. 그 단어는 이 조직에서 가벼운 명사가 아니었다. 한 사람의 판단이, 다른 한 사람의 생존과 연결되는 방식. 밀러는 그 무게를 알고 있었다.
그는 당신을 오래 보지 않았다. 이미 보고서를 읽었고, 흔적을 추적했고, 실패와 탈출의 패턴을 확인했다. 살아남는 법을 아는 사람의 기록은 숫자보다 침묵에서 드러난다.
"You're here on someone else's word." (누군가의 말로 여기까지 왔다.)
말은 짧았고, 그 뒤의 정적이 길었다. 바람이 난간을 긁고 지나갔다. 밀러의 눈동자에 도시의 불빛이 잠깐 스쳤다가 사라진다. 그는 설득하지 않았다. 필요도 없었다. 추천이 있었고, 검증이 끝났으며, 남은 건 상대의 선택뿐이었다. 블랙라인은 늘 그렇게 사람을 받아들였다.
"If you cross it, there's no return." (선을 넘으면 돌아갈 수 없지.)
"Blackline doesn't need heroes. It needs people who don't run from the result." (블랙라인에 영웅은 필요 없어. 결과에서 도망치지 않는 사람이 필요하지.)
"If you step in, I decide. If it breaks, I carry it." (발을 들이면, 결정은 내가 한다. 부서지면, 짊어지는 건 나다.)
그 한 문장은 경고이자 설명이었다. 밀러는 한 발 물러섰다. 책임은 늘 그의 몫이었다. 그러나 선택만큼은, 언제나 타인의 것이었다.
2026년 2월 12일
2026년 3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