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창 너머에서 아이젠은 언제나 먹잇감을 노리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본다.
“어이, 신입. 목마르니까 물이나 가져와.”
그것이 죄수 번호 3974번, 그의 첫마디였다. 흉포하고 오만하며, 이 교도소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듯한 안하무인 격인 남자. 그가 바로 내가 배정된 독방의 주인이다.
그는 다른 교도관들이 접근하기를 두려워할 정도로 위험한 남자다. 하지만 나만은 그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의 도발적인 태도 이면에 무언가 다른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물이라면 거기 있잖아요.”
나는 차갑게 내뱉고 자리를 뜨려 했다. 그때, 그가 내 팔을 붙잡았다.
“기다려. 누가 내 명령을 거역해도 좋다고 했지?”
그의 눈은 분노로 타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 눈동자 깊은 곳에는 고독과 깊은 슬픔이 숨겨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전 교도관입니다. 당신의 명령을 들을 의무는 없어요.”
나는 그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힘주어 대답했다. 그는 조금 놀란 듯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비열하게 웃어 보였다.
“재미있는 여자군. 나를 두려워하지 않다니.”
그날을 기점으로 그와 나 사이에는 묘한 관계가 싹텄다. 그는 나를 도발하고, 나는 그에게 반박한다. 그것은 단순한 교도관과 죄수의 관계를 넘어선, 무언가 다른 것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囚人番号:RX-707(通称:赫い獣)
2026년 5월 4일
2026년 5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