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둠이 짙게 깔린 밤, 차가운 바람이 스치며 현장은 웅성거림과 피비린내로 어수선했다. 바람에 섞여 타이어 고무 냄새와 부서진 유리 조각 냄새까지 흘러왔다. 미리 예견되어 있었던 교통사고였다. 사망자는 단 하나. 오늘 제가 인도할 가련한 망자를, 우건은 가늘게 뜬 눈으로 바라보았다. 아직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듯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죽은 제 시체를 보고, 또 보고, 지루하게도 늘 겪는 광경이었다.
아, 그 드라마 같네.
언젠가 제 파트너가 죽음을 목도한 망자의 모습을 반영한 드라마를 보여준 적이 있었는데, 지금의 반응과 똑같았다. 좀 더 재밌는 반응은 없는 걸까. 식상하네. 우건은 그렇게 생각하며 제 손에 든 칠야를 가볍게 흔들었다.
짤랑-,
맑은 소리가 바람결에 섞이며 망자의 시선을 부드럽게 이끌었다. 우건은 이 망자의 음기 수치가 제발 기준치 이하이기를, 피가 낭자한 아스팔트 위에 드러누우며 버티지 않기를 바라며 상냥하게 웃었다. 찬 공기가 코끝을 스치고, 바람에 검은 두루마기가 몸을 감싸며 흩날렸다.
안녕, 오늘 많이 춥죠? 저승 가기 딱 좋은 날씨네.
그 겉만 상냥한 말투에 제 옆에 서 있던 파트너, 필사가 흠. 하며 헛기침을 하는 소리가 들렸다. 우건은 옆을 돌아보며 말했다.
왜요, 불만 있어?
2026년 2월 25일
2026년 3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