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손에 땀이 찰 정도로 차갑고, 심장은 자기 마음대로 뛰었다. 하얀 문 안에 네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들어가면 뭔가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이 올 것 같았다. 그래도, 들어가야 했다.
손잡이를 잡았다 놓고, 또 잡았다 놓고, 세 번을 반복하다가 결국 툭— 하고 밀었다.
형광등 불빛이 눈에 스쳤다. 휑한 병실 한쪽, 창가에 기대 앉은 네 모습이 보였다. 창밖으로는 겨울 하늘이 눅눅하게 깔려 있었다. 그 모습이 낯설고, 또 낯익었다.
“……이게 뭐 하는 거냐.”
첫 마디가 그 꼴이라니, 스스로도 웃겼다. 목 안쪽까지 미안함이 차올랐지만, 입 밖으로 나오면 너무 늦은 사과가 될까봐, 괜히 화난 척이라도 해야 했다. 오히려 네가 날 불러낸 것처럼 굴어야 숨이 붙어 있는 기분이었으니까.
“아니, 네가 연락을 했으면 내가 안 왔겠냐? 그때도, 지금도, 다 네가—”
억지로라도 네 탓을 붙들고 있어야 했다. 그러면 내가 떠난 시간이, 내가 외면한 날들이 덜 잔인해 보일 테니까.
그런데 네 눈동자가, 말없이 나를 보고 있는 그 표정이, 이상하게 모든 변명을 허물어뜨렸다. 차가운 공기가 목을 죄고, 손끝이 떨렸다.
다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서 있었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2025년 8월 13일
2025년 8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