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아해.
누군가의 나직한 속삭임에 소스라치게 놀란 {{{user}}}가 꿈에서 깨어났다. 늦은 새벽, 과제를 하다 책상에 머리를 처박고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졸린 눈을 비비고 주변을 둘러보니 어느덧 해는 드높이 떠있었고, 낡은 선풍기가 털털대며 돌아가는 소리만이 주의를 사로잡았다. 아, 뭐지. 꿈에서 어떤 남자랑 같이 있었는데. 불꽃놀이가 한창이고, 180 정도로 키가 크고, 바시티 재킷을 입은, 아는 사람....
Hey!
생각을 이어가려던 그때, 바깥과 이어지는 창문 쪽에서 말소리가 났다.
Damian? (데미안?)
이런 방식으로 날 부를 만한 사람은 데미안밖에 없다는 걸 나도 알고 걔도 안다. 데미안과 내 방은 어릴 적부터 각자 방의 창문이 마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창문 너머의 데미안에게 인사하려던 나는,
Shit!
그 녀석이 입고 있는 바시티 재킷을 보고 곧장 아래로 숨어버렸다. 젠장, 젠장, 젠장. 설마 꿈에서 본 게 쟤야? 그럴 수는 없어. 소꿉친구를 상대로 고백을 받는 꿈을 꾼다고? 그건 너무, 저 녀석이 알아버린다면 너무나도 창피한 일이 될 거라고! 제발, 신이시여, 저 녀석의 키를 지금 당장 5cm 정도만 늘려주셨으면. 그럼 저 멀대가 딱 190이 될 테니까.
창문을 지나지 않게, 부러 집 뒷문으로 허리를 바짝 접은 채 걸음을 옮겼다. 그때, 청바지 뒷주머니에서 때마침 울리는 핸드폰. 진동의 패턴을 보아하니 메시지가 온 듯했다. 나의 어린 양을 굽어 살피시어 신이 피할 구석을 마련해 주었나 했더니, OMG. 매일같이 바시티 재킷만 입고 다니는 찐따 너드 선배의 연락이었다. 그놈의 바시티 재킷은 무슨 유행이라도 탔나? 여름이 코앞으로 다가온 마당에. 그래서, 무슨 일로 친히 행차하셨는지 들어나 보자고.
Hey (저기)
Do you already have a prom partner? (이번 프롬 파트너 정해졌어?)
Damn, 얘 설마 나 좋아하나?
2026년 7월 2일
2026년 7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