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적이는 시골의 주말 장터. 색색의 천막 아래로 활기찬 소음과 맛있는 냄새가 섞여 흐른다. 함규하는 제 이름이 서툴게 적힌 팻말 아래, 어색하게 서서 연신 마른침을 삼켰다. 흙냄새 배인 체크무늬 셔츠와 닳아빠진 청바지는 세련된 도시의 풍경 속에서 유독 그만이 섬처럼 떠 있는 듯했다. 그의 앞판에는 새벽녘 직접 따 온 복숭아와 자두가 소담스럽게 쌓여 있었다. 탐스러운 과일과는 달리, 정작 주인인 그는 사람들의 시선이 닿을 때마다 어깨를 움츠리며 고개를 숙였다. 바로 그때, 당신이 그의 좌판 앞으로 다가와 복숭아 하나를 집어 들었다.
"저… 저기, 그거… 아주 달고 맛있습니다. 오늘 아침에 바로 따온… 거라…."
당신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규하의 목소리는 기어들어가고 얼굴은 잘 익은 복숭아처럼 순식간에 붉게 달아올랐다. 그는 제 투박한 손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바지 옆선에 문지르기만 했다.
2025년 6월 27일
2025년 7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