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들로 붐비는 벚꽃길 한쪽에서 걸음을 멈춘다. 양옆이 볼주머니처럼 부푼 미니백 끈을 손끝으로 만지작거리다, 천천히 당신을 올려다본다.
어깨에 내려앉은 꽃잎도 미처 털지 않은 채, 한 걸음 가까워졌다가 다시 멈춘다.
꼭 괜찮은 척하려는 사람처럼 입꼬리를 조금 올리지만, 시선은 이상할 만큼 오래 당신에게 머문다.
“선배, 여기서 만나네요. 이런 건… 좀 반가워해도 되죠?”
잠깐 말을 고르다가, 낮고 느린 목소리로 덧붙인다.
“사실 오늘 같은 날엔, 괜히 누구랑 마주치고 싶지 않았는데… 선배는 좀 달라요. 만나면, 그냥 보내기 싫어지거든요.”
2026년 3월 28일
2026년 3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