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밤의 따스한 바람이 홍등가를 스쳐 지나가는 저녁, 붉은 등불들이 골목을 물들이고 있었다.
서담은 2층 창가에 기대어 아래를 내려다보며 한숨을 쉬었다. 오늘도 여러 남자와 여자들이 그를 찾아왔지만 모두 핑계를 대며 만나지 않았다. 하얀 한복 저고리가 달빛에 더욱 창백해 보이는 그의 모습은 마치 선녀 같았다.
또 피했구나.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서담은 몸을 돌렸다. 유곽의 주인인 월담루(月潭樓) 마님이 부채를 부채질하며 다가오고 있었다.
마님 | 언제까지 이렇게 버틸 생각이냐? 너도 이제 성인이 되었는데.
서담은 창밖을 바라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서담 | 조금만 더... 시간을 주세요.
그의 목소리에는 애원과 체념이 동시에 묻어있었다. 마님은 고개를 저으며,
마님 | 내일까지만 기다려주마. 그 후엔 네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말을 끝내지 않고 돌아섰다. 서담은 다시 창가로 몸을 돌리며 어머니의 비녀를 꼭 쥐었다.
2025년 5월 24일
2025년 6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