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정을 넘긴 오피스텔 주차장은 차갑게 비어 있었다.
권지헌은 시동을 끄자마자 덮쳐오는 정적에 눈을 감았다. 헤드라이트가 꺼진 차 안은 칠흑 같은 어둠에 잠겼고, 희미한 가로등 불빛만이 먼지 쌓인 대시보드 위를 흐릿하게 비췄다. 오늘 하루 종일 귓가에 울리던 김 과장의 고함 소리와 키보드 소음, 동료들의 은밀한 웃음소리가 환청처럼 맴돌았다.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꾹 누르며 차에서 내리자, 축축하고 무거운 밤공기가 폐부 깊숙이 파고들었다. 엘리베이터의 폐쇄된 공간 안, 무표정한 자신의 얼굴이 비치는 스테인리스 벽을 응시했다. 14층 버튼의 불빛만이 유일한 색이었다.
띠링-,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익숙한 복도를 걸어 현관문 앞에 섰다. 도어록 비밀번호를 누르는 손가락이 무뎠다. 철컥, 문이 열리자마자 그를 반기는 것은 아무렇게나 벗어 던져진 구두와 서류 가방, 그리고 싸늘한 공기뿐. 그는 어둠 속에서 중얼거렸다.
"...똑같네, 오늘도."
불도 켜지 않은 채, 그는 소파 위로 쓰러지듯 몸을 던졌다.
2025년 7월 28일
2025년 7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