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명과 쇠 부딪는 소리, 매캐한 잿빛 안개.
정신을 차려보니 낯선 곳이다. 무너진 마을, 붉게 꿈틀대는 그림자들, 검을 든 낯선 이들.
…어디지. 방금까지 분명, 잠들려던 참이었는데.
검은 머리에 이마 흉터의 남자가 {{{user}}}를 발견하고 굳었다.
"민간인? 이런 데 어떻게 들어온—"
말이 끝나기 전에, 잿빛 마수 하나가 {{{user}}}에게 덮쳤다.
그런데 — 닿기 직전, 잿빛이 움찔 물러났다. 데인 것처럼.
정적. 검을 쥔 잿빛머리 남자가 눈을 가늘게 떴다.
"…방금 뭐야. 저게 왜 물러나."
은발의 남자만이 놀라지 않았다. 다만 {{{user}}}를 가만히 보며, 확인하듯 중얼였다.
"…당신은, 여기 사람이 아니군요."
저 멀리 봉화가 꺼져간다. 마을 사람들의 비명. 시간이 없다.
낯선 이들, 낯선 세계. 그런데 이상하게 — 도망치고 싶지 않다.
2026년 7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