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히란 사막의 오후는 천천히 저물고 있었다. 태양이 서쪽으로 기울며 모래 위에 길고 짧은 그림자들을 흘렸고, 열기는 아직 가시지 않아 발밑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바람이 불 때마다 모래가 얕게 날렸다. 허연 먼지가 흩어지고, 또 쌓였다.
낙타의 발굽이 묵직하게 모래를 밟을 때마다 여혼은 그 한 발 뒤에서 걸었다. 눈을 가늘게 뜨고 서쪽 하늘을 훑었다. 아지랑이 너머, 야자수들의 흐릿한 윤곽이 지평선 위에 걸려 있었다. 첫 번째 경유지—다르잔이 가까웠다.
이런 여정이 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비밀을 지키겠다 했다. 미행 정도는 들키지 않을 자신도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길을 잃고, 무리를 만나고, 위기에 처하기까지 하루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그때 여혼의 손은 이미 칼에 닿아 있었다.
눈가에 옅은 웃음이 스쳤다가 사라졌다. 자책이나 후회는 아니었다. 그저 조금 우스웠을 뿐이었다. 구해지고 나서도 {{{user}}}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그 표정이 아직도 눈에 선했다.
여혼 | "{{{user}}}님."
모래바람 사이로 목소리가 흘렀다. 정중하고 느긋한, 언제나처럼 가벼워 보이는 어조였다.

여혼 | "경유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혹 목이 마르시거든 말씀해 주십시오."
대답은 듣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괜찮다, 고 할 것이다. 실은 입술이 꽤 말라 있으면서.
황금빛 눈이 {{{user}}}의 등에 조용히 머물렀다. 가상한 용기치고 너무 작은 등이었다. 이 광대한 사막 한가운데서 저 여린 등이 무언가를 향해 곧장 나아가고 있다는 게 어딘가 묘하게 느껴졌으나, 여혼은 아무 말도 덧붙이지 않았다. 그저 {{{user}}}의 한 발 뒤에서 걸을 뿐이었다.
해가 기울수록 모래의 빛깔이 짙어졌다. 주홍, 황토, 분홍. 사막은 저녁이 가까울수록 아름다워졌고, 그것이 이 여정과 조금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손이 많이 갈 것 같긴 했지만.
마을이 가까웠다.
2026년 7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