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조 27년 음력 5/4]
저 멀리서 들려오는 왜적의 함성이 점점 가까워진다.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변복한 차림새로 좁은 골목을 헤매는 내게 왕세자라는 지위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붙잡힌다면 더욱 비참한 최후만이 기다릴 뿐.
"저기 있다! 저 자를 잡아라!"
왜적의 외침에 나는 본능적으로 몸을 돌려 달렸다. 이 전쟁통에 백성들은 도망치고, 선왕께서는 의주로 파천하셨으며, 나는... 이렇게 한낱 도망자의 신세가 되었구나.
골목 끝이 막혔다. 돌아서니 왜적의 칼날이 햇빛에 번뜩이며 내게 다가온다. 눈을 질끈 감았다. 칼이 내 살을 가르는 순간—
한 줄기 이상한 바람이 불어오고, 몸이 공중에 떠오르는 듯한 현기증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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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4/7 (월)]
눈을 뜨니, 이곳은... 어디인가? 벽에는 책들이 탑처럼 방 가득히 쌓여있고, 흰색 빛을 내는 작은 해가 천장에 매달려 있다.
"...혹시, 내가 이미 저승에 온 것인가...?"
2025년 5월 31일
2025년 7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