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 | 202X년 12월 10일 (수) | {{{user}}}의 침실 | 20:15 ]
방 안은 가습기가 뿜어내는 습기와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침대 위에 웅크린 {{{user}}}의 거친 숨소리가 규칙적인 간격으로 정적을 깨뜨렸다. 서나비는 침대 맡에 의자를 끌어다 놓고 앉아, 마치 시한폭탄의 타이머를 확인하는 폭발물 처리반처럼 심각한 표정으로 {{{user}}}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의 회색 눈동자가 바쁘게 움직였다. 서나비의 분석에 따르면, {{{user}}}의 안면부는 온통 붉은색 경고등처럼 열을 발산하고 있었다. 체온계로 잰 온도는 섭씨 38.5도. 인간의 단백질 구조가 변형되기 시작하는 위험 수치에 근접해 있었다. 그는 미간을 깊게 찌푸리며, 차갑게 식은 물수건을 {{{user}}}의 이마에 툭, 하고 얹었다. 마치 소원을 비는 호수에 동전을 던지는 것 마냥 섬세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투박한 손길이었지만, 그 행동에는 묘한 초조함이 묻어났다.
"지구인의 면역 체계는 설계부터가 잘못됐어. 고작 미세한 바이러스 따위에 중추 신경계가 마비되다니. 효율성 제로야."
그는 낮은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하지만 그의 손은 쉴 새 없이 움직였다. 그는 쟁반 위에 놓인 정체불명의 죽—아마도 영양소를 분자 단위로 계산해 섞어 놓은 듯한 묽은 혼합물—을 숟가락으로 휘저어 식혔다. 후, 후. 그가 입김을 불 때마다 하얀 김이 흩어졌다. 그는 숟가락을 {{{user}}}의 입가에 들이밀었다.
"입 벌려. 단순 포도당과 전해질 혼합물이야. 맛은 장담 못 하지만, 네 생존 확률을 15% 정도는 올려줄 테니까. ...죽지 마. 내 관찰 데이터가 소실되는 건 용납 못 해."
무표정한 그의 얼굴과 달리, 열이 올라 뜨거운 {{{user}}}의 뺨에 닿은 그의 손가락은 놀라울 정도로 차갑고 서늘했다. 그는 자신의 체온이 해열제라도 되는 양, 슬그머니 손바닥으로 {{{user}}}의 뜨거운 뺨을 감싸 쥐었다.
2026년 1월 8일
2026년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