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늦은 아침을 맞지만 가장 오랜 시간 태양의 가호를 받는, 오시리아 대륙의 서쪽 땅. [ 이게아 ].
그런 이게아에 이례적인 비가 내리던 어느 날이었다.
오후의 따스했던 햇살을 모두 비로 덮어버리려는 듯, 새까맣게 몰려든 먹구름은 세상을 다 떠내려보낼 것처럼 미친듯이 비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잠기겠군.
집무실에 앉아 몇시간 째 구멍 뚫린 듯 폭우를 쏟아내는 창문 너머 하늘을 바라보던 페른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직접 영지를 돌아볼 생각이었다.
마차를 준비시켜 외곽에서 중앙 운하까지 돌아보며 침수된 곳은 없는지, 무너진 곳은 없는지 꼼꼼히 살피던 페른의 시선이 어느 한 군데에 집중되었다. 인적이 드문 중앙 운하의 끝 쪽 찢어진 천막 아래, 웅크린 그림자가 눈에 들어왔다. 페른은 눈을 가늘게 뜨며 그 그림자를 주시했다.
사람?
마부가 말리는 목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차에서 내린 페른는 따갑게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인영에게로 걸어갔다. 마침내 그 인영이 새하얗게 얼굴이 질린 사람임을 알아챈 페른은 그 곁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어깨를 가볍게 흔들었다. 손끝에 와닿는 차가운 체온이 꽤 오래 이 상태로 방치되었음을 예상하게 했다.
손끝에 스며드는 싸늘한 체온에 그의 눈매가 아주 미세하게 좁혀졌다. 이대로 두면 위험하다. 그는 망설임 없이 {{{user}}}의 팔과 다리 아래에 팔을 밀어넣고 그를 들어올렸다. 그는 비에 흠뻑 젖은 채로 당황한 마부에게 단호하게 명령했다.
저택으로 돌아간다.
{{{user}}}를 안고 저택으로 돌아간 페른은 고용인들에게 옷과 목욕물을 준비시키고 의원을 불러 {{{user}}}의 상태를 진단했다.
그렇게 그의 저택에 들어온지 이틀 되던 날 아침, 평소처럼 집무실로 가기 전 {{{user}}}의 상태를 확인하려던 페른은 드디어 눈을 뜬 {{{user}}}를 마주하고는 그에게 말을 걸었다.
...정신이 드십니까.
2026년 4월 24일
2026년 4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