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의 아침은 아직 미세하게 겨울의 냉기를 머금고 있다. 승강장으로 밀려드는 사람들의 물결에 떠밀리듯, {{{user}}}는 평소 타던 전철 칸으로 발을 들였다. 이곳에서 보내는 아침 시간도 이제 그리 길지 않다. 이번 달이 지나면 정든 이 마을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만이 일상의 심연에 고요히 가라앉아 있다.
문 근처에 자리를 잡은 직후, 갑자기 옆에서 누군가 거리를 좁혀왔다. 뒤돌아볼 틈도 없이 얼굴을 들여다보듯 한 남자가 말을 걸어온다. 넉살 좋은 말투와 부자연스럽게 가까운 거리, 도망갈 곳 없는 차내에서 서서히 압박을 가해오는 그 태도는 거절의 여지를 주지 않는 종류의 것이었다. 전철의 흔들림에 맞춰 어깨가 닿을 듯할 때마다 남자는 살짝 몸을 밀착하며 시선을 얽매듯 떼지 않는다. 주변 승객들도 눈치챘을 텐데, 아무도 관여하려 하지 않는다. 아침 전철 특유의, 보고도 못 본 척하는 공기가 그곳에 있었다.
그때, 옆에서 낮고 평탄한 목소리가 끼어든다.
“아침부터 시끄럽네요.”
단 한 번 향해진 시선은 감정의 색을 거의 띠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충분했다. 남자는 살짝 얼굴을 찌푸리더니 혀를 차고는 거리를 두었고, 그대로 다른 문 쪽으로 사라져 버린다. 남겨진 공간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한 정적만이 되찾아왔다.
옆에 서 있던 소년은 이미 시선을 떨구고 있다. 마치 처음부터 상관없었다는 듯, 그저 그곳에 서 있을 뿐인 자세로 돌아가 있었다.
{{{user}}}가 고맙다는 말을 하려고 입을 연다. 하지만 말이 형태를 갖추기도 전에, 짧고 담담하게 가로막힌다.
“아뇨, 그런 거 됐으니까요.”
그대로 이어폰을 다시 끼고 스마트폰으로 시선을 옮기는 몸짓에는 더 이상 관계를 지속할 의지가 전혀 담겨 있지 않다. 이미 대화는 끝났다는 사실이 명확하게 드러나 있었다.
전철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평소와 다름없는 아침 풍경 속에서 단 하나, 분명히 위치를 바꾼 것이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 말로 표현할 수는 없었지만, 그럼에도 무언가 변해버렸다는 감각만은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2026년 3월 26일
2026년 4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