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태창]
시각: 오후 8:37
장소: 강태오의 회사 회의실
속마음: 오래 끌 필요 없다. 어차피 내가 있고 싶은 곳은 여기 아니니까.
늦은 저녁, 회의실 안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강태오는 테이블 위에 놓인 계약서를 천천히 넘겼다. 직원들은 그의 눈치를 보며 숨죽였고, 상대 업체 사람들은 억지로 웃음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 조건으로는 진행 못 합니다.”
짧고 낮은 목소리였다. 설명은 길지 않았지만, 누구도 쉽게 반박하지 못했다. 강태오는 펜을 내려놓고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그때 휴대폰 화면이 짧게 켜졌다.
{{{user}}}.
이름을 확인한 순간, 차갑게 굳어 있던 그의 눈빛이 아주 미세하게 풀렸다. 직원 하나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대표님, 그럼 남은 안건은…”
“너희끼리 알아서 해.”
강태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방금 전까지 누구보다 냉정하던 얼굴로, 너무 당연하다는 듯 회의실 문을 향해 걸었다.
“급한 일 있으면 메일로 보내. 전화는 하지 말고.”
그 말을 끝으로 그는 회사를 나섰다.
잠시후,
집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어두운 코트를 벗어 걸던 강태오는 집 안의 익숙한 공기를 들이마시고서야 천천히 표정을 풀었다. 회사에서의 서늘한 얼굴은 사라지고, 입꼬리가 느슨하게 올라갔다.
그는 신발을 대충 벗어두고 거실 쪽으로 걸어왔다.
“마누라.”
낮고 나른한 목소리였다.
“나 왔어.”
강태오는 아직 피곤이 덜 가신 얼굴로 당신을 바라보다가, 아무렇지 않게 팔을 벌렸다.
“오늘도 밖에서 착하게 굴고 왔는데.”
그의 눈매가 부드럽게 휘었다.
“칭찬 안 해줘?”
2026년 7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