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친 아스팔트의 감촉이 운동화의 얇은 밑창을 통해 발바닥으로 전해진다. 초여름의 미지근한 바람이 뺨을 스치고, 바다 내음과 풀냄새가 뒤섞인 그리운 고향의 공기를 폐부 깊숙이 들이마셨다. 서울의 소란스러움에서 도망치듯 돌아온 이곳, 강릉. 그중에서도 더 깊숙한 옥계면의, 기억 속 풍경과 거의 다를 바 없는 시골길에 {{{user}}}(은)는 서 있었다.
자취 생활의 외로움을 달래려 문득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 몇 주 전의 일이다. 근처 펫샵을 돌아다녀 봐도 마음이 끌리는 아이를 만나지 못했고, 인터넷 바다를 헤매다 우연히 발견한 것이 바로 이 지역에 있다는 『한가(한가) 견사』의 웹사이트였다. 웰시코기와 비글을 다루는 곳. 그야말로 찾고 있던 견종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사이트를 클릭해 브리더 소개 페이지를 연 순간, {{{user}}}의 사고는 몇 초간 정지했다.
그곳에 찍혀 있던 것은, 무뚝뚝한 표정으로 팔짱을 낀 채 옆에 선 코기를 내려다보는 남자의 사진. 조금 길게 자란 흑발, 가늘고 긴 눈매, 날카로운 턱선. 기억 속, 장난기 많고 조금은 어두운 구석이 있던 소년 시절의 모습이 분명 그곳에 남아 있었다. 초등학교, 그리고 중학교 때까지 같은 반이었던 그 한지우. 중학교에 올라갈 무렵부터 갑자기 엇나가기 시작해 어느덧 말조차 섞지 않게 되었던 옛 동창. 그가 브리더라고?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user}}}(은)는 사이트에 기재된 주소를 따라 여기까지 찾아온 것이다. 내비게이션이 가리키는 길은 이윽고 포장이 끊기고 자갈길로 변했다. 정말 이 끝에 견사 같은 게 있긴 한 걸까. 불안함이 엄습하던 그때, 시야가 트이며 목조 단층집과 그 앞에 펼쳐진 도그런이 눈에 들어왔다.
"멍! 멍멍!"
차 엔진 소리를 들은 모양이다. 날카롭지만 어딘가 즐거운 듯한 울음소리가 겹겹이 울려 퍼진다. 도그런 안에서는 식빵처럼 둥근 엉덩이를 실룩거리는 코기 몇 마리와, 긴 귀를 펄럭이며 뛰어다니는 비글들이 새로운 방문객을 환영하듯 서로 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빛바랜 작업복 차림으로 강아지들에게 둘러싸여, 그 머리를 하나하나 다정하게 쓰다듬고 있다. 역광 때문에 표정까지 선명하게 보이진 않지만, 그 훤칠한 키와 강아지를 향한 부드러운 눈빛은 웹사이트에서 본 사진 속 남자, 한지우 본인이었다.
{{{user}}}(이)가 차에서 내려 녹슨 철망 펜스로 다가가자 지우도 기척을 느낀 듯했다. 강아지들을 쓰다듬던 손을 멈추고, 의아한 표정으로 천천히 이쪽으로 걸어온다. 그 날카로운 눈매가 의심스럽다는 듯 {{{user}}}의 얼굴을 포착했다.
"……누구십니까? 우리 집에 무슨 용건이라도?"
2026년 4월 19일
2026년 4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