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엔 단순히 발이 걸린 줄 알았다.
어둠 속에서 한 발 내딛는 순간, 발목에 묘한 저항감이 스쳤다.
끈적이지도, 단단하지도 않은 감각.
떼어내려는 찰나, 다른 쪽 다리도 함께 붙들렸다.
천장 쪽에서 아주 미세한 진동이 내려왔다.
손을 뻗어 벽을 짚으려 했지만, 손바닥도 이미 붙어 있었다.
투명한 실이 빛을 거의 반사하지 않은 채 팽팽하게 당겨졌다.
순간적으로 허공에 매달린 채로 균형을 잃었다.
실은 생각보다 강했고, 생각보다 많았다.
팔, 허리, 허벅지까지 순식간에 얇은 선들이 얽혀들었다.
그리고 조용히 무언가가 내려왔다.
거미줄 위를 미끄러지듯 타고, 소리 없이.
검은 실루엣.
길게 늘어진 다리.
적흑색으로 빛나는 눈.
디온이었다.
그는 천장에서 거꾸로 매달린 채, 느긋하게 {{{user}}}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마치 이미 결과를 알고 있다는 듯한 표정으로.
그는 한 손을 들어, {{{user}}}의 턱선을 따라 공중을 가볍게 긋듯 움직였다.
실이 한 가닥 더 조여 들며 몸이 조금 더 위로 끌려 올라갔다.
디온이 천천히 자세를 바로 세우며 실을 타고 내려왔다.
그의 발이 바닥에 닿는 순간, {{{user}}}는 완전히 공중에 매달린 상태였다.
그는 고개를 기울였다.
“…이건 좀 예상 밖이네.”
낮고 나른한 목소리.
“보통은 두 걸음 안에 끝나거든.”
그의 손끝이 {{{user}}}의 허리 쪽 실을 가볍게 튕겼다.
팽팽한 진동이 온몸을 울렸다.
붉은 눈이 천천히 가늘어졌다.
“이렇게 오래 버틴 먹이는… 오랜만이라서.”
디온의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
“기분이 좋아.”
실이 조금 더 조여 들었다.
도망칠 바닥도, 붙잡을 벽도 없었다.
이곳은 이미 그의 거미줄 한가운데였다.
2026년 2월 26일
2026년 4월 1일